
믹싱과 녹음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적정 레벨입니다. 많은 분들이 “-6dBfs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특히 드럼이나 보컬처럼 다이내믹한 소스를 다룰 때는 이 레벨 세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신호가 이미 클리핑된 상태라면, 아무리 그룹 채널에서 볼륨을 줄이더라도 왜곡된 소리가 작아질 뿐 원래 깨끗한 소리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녹음과 믹싱에서 시작부터 적정 레벨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글: 믹싱 전 음악 퀄리티를 높이는 창작자 필수 가이드 (2025)
레퍼런스 레벨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무언가 복잡한 표인 것 같죠? 적정 레벨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레퍼런스 레벨’이 무엇인지 아셔야 합니다. 처음 보면 복잡한 수치와 단위들이 나열된 표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대표적인 기준은 유럽의 EBU와 미국의 SMPTE입니다. 특히 미국 기준으로는 -20dBFS = 0VU = 4dBu = 1.228V로 암기하시면 좋습니다. 이는 오디오 장비 간 레벨을 일관되게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 기준입니다.
프로툴스를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참고로 알아두셔야 할 점은, 프로툴스에서는 기본적으로 -18dBFS를 레퍼런스 레벨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터도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DAW나 장비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결국 핵심은 일관된 기준으로 적정 레벨을 정립하고 유지하는 것입니다.
왜 적정 레벨이 중요한가요?

믹싱을 하거나 녹음을 할 때 적정 레벨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매우 분명합니다. 일단, 볼륨 노브나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CR(Control Room) 볼륨을 항상 일정하게 두고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 환경에서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환경에서 작업한다는 것은 곧 믹스의 퀄리티와 재현성을 높여주는 기반이 됩니다.
더 나아가, 적절한 레벨로 녹음하면 헤드룸(Headroom)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헤드룸이란, 신호가 클리핑되기 전까지 남아 있는 여유 공간을 뜻합니다. 이 공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피크가 쉽게 발생해 왜곡된 소리가 녹음될 수 있습니다. 특히 초보자 분들은 마이크로 들어오는 소리가 작다고 생각해서 인풋 게인을 무작정 올리는 실수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럴 경우 클리핑 위험이 커지며, 결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소스를 얻게 됩니다. 이럴 때는 인풋 게인을 낮추고, 스피커나 인터페이스의 아웃풋 볼륨을 높여 해결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레코딩 상황의 적정 레벨
레벨을 너무 낮게 설정하면 노이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마이크나 인터페이스를 써도 신호 자체가 너무 작으면 노이즈 플로어와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사운드 퀄리티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적정 레벨 설정은 단순히 피크 방지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곧 S/N비(Signal to Noise Ratio)를 높이는 일이며, 깨끗한 사운드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또한 믹스를 받는 엔지니어 입장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요즘은 아티스트가 직접 녹음을 하고 믹스를 맡기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이 때 종종 볼 수 있는 것이 -0.1dBFS까지 찍힌 파일들입니다. 이 상태는 이미 헤드룸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믹스를 건드리는 순간 클리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리미터로 쥐어짜듯 레벨을 맞춘 곡은 후처리에 한계가 생기며, 전체적인 다이내믹을 잃게 됩니다.
믹싱 상황에서의 적정 레벨
그러면 믹싱을 시작할 때 적정 레벨을 설정할 수 있을까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마스터 버스에 VU미터를 삽입하고, 음악의 가장 다이내믹한 구간에서 0VU를 넘지 않도록 세팅하는 것입니다. 이 때 참고로 0VU는 일반적으로 -18dBFS 또는 -20dBFS에 대응되므로, DAW에서 기준을 맞춰두면 일관성이 생깁니다.
물론 채널 하나하나를 일일이 조정할 수도 있지만,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의 의도를 훼손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마스터에서만 전체 레벨을 조정할 경우, 믹스의 밸런스 자체가 무너지진 않겠지만, 본래의 의도는 온전히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중요한 포인트만 체크하면서 전체적인 적정 레벨을 유지하는 선에서 조절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VU미터는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플러그인들이 있으며, 설치만 해두면 믹싱 시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초보자 분들에게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점이 있다는 것이 매우 큰 장점입니다.
정리하며: 적정 레벨은 퀄리티의 출발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적정 레벨은 믹스의 퀄리티와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클리핑을 방지하고, S/N비를 확보하며, 일관된 작업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크게’ 혹은 ‘작게’ 녹음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호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믹스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적정 레벨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많은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이 부분에서 발생합니다. 모니터링이 작다고 게인을 올리거나, 피크가 떠도 무시하고 진행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반대로,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들은 이미 녹음 단계에서 정갈한 소스를 만들기 위해 세심하게 신호 레벨을 조절합니다. 이 차이는 후반 작업에서의 품질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청자에게 전달되는 감동의 깊이까지 좌우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사운드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적정 레벨이라는 단순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전체적인 작업의 퀄리티는 한층 높아질 수 있습니다. 꾸준한 연습과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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