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 가이드 #1] 믹싱의 핵심은 DAW 라우팅 – 시그널 플로우

DAW 라우팅

신호 흐름과 DAW 라우팅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머리가 아팠던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미터기를 보는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DAW의 레벨 미터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음악이 나쁘게 들리지 않았고, ‘좋은 사운드’라는 개념 자체가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더 프로처럼 작업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면서부터, 이 ‘레벨’이라는 개념이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니라 사운드 퀄리티와 직결된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클리핑(Clipping)의 개념이 인상 깊었습니다. 예전에는 빨간불이 잠깐 켜져도 그냥 넘어갔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이건 절대 떠선 안 되는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죠. 클리핑은 단순히 소리가 커지는 문제가 아니라, 소리가 찌그러지고 손상되는 현상입니다. 믹스를 완성도 있게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피해야 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해는 자연스럽게 게인스테이징(Gain Staging)의 중요성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개념을 접하게 되었는데, 바로 DAW 라우팅의 핵심 구성요소인 Bus와 Pre-Fader, Post-Fader의 차이였습니다. 이 개념은 제 믹싱 방식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주었습니다.

Audio 트랙: 믹싱의 가장 기본 단위

기본적으로 DAW에서 오디오가 담기는 공간은 Audio Track입니다. Pro Tools를 예로 들자면, 오디오 트랙을 만들 때 Mono 또는 Stereo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마이크 하나당 Mono 트랙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 리드 보컬: Mono Audio Track
  • 기타: 2개의 마이크를 써서 Stereo Audio Track 또는 Mono 2개
  • 피아노: 2개의 마이크로 스테레오 출력 → Stereo Audio Track

이러한 트랙들은 각각의 파트를 담당하지만, 믹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오디오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흘러가는가, 즉 DAW 라우팅입니다. 아무리 잘 녹음된 오디오라도 라우팅이 엉켜 있다면, 믹스 전체가 무너지기 쉽습니다. 결국 이 오디오 트랙들은 그룹으로 묶이거나, Bus를 통해 이동하고, Aux에서 이펙트가 걸리며, 최종적으로 Master Fader로 출력됩니다.

Bus와 Aux: DAW 라우팅의 핵심


Bus는 신호를 모아주는 가상의 경로입니다. 쉽게 말하면 여러 트랙에서 나오는 소리를 하나로 모아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통로입니다. 예를 들어 킥, 스네어, 하이햇 등 여러 개의 드럼 트랙을 하나의 Bus(예: Bus 1-2)로 보낸 뒤, 이 Bus를 받아주는 Drum Bus라는 이름의 Aux 트랙에서 이펙트를 걸고 볼륨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여러 실이 하나의 실타래로 모여 하나의 흐름을 만들 듯이 말이죠.

Pro Tools에서는 “Bus” 탭에서 원하는 번호를 선택해 출력 설정을 할 수 있고, 오디오 트랙의 Output 또는 Send를 해당 Bus로 설정하여 연결합니다. Aux(Auxiliary) 트랙은 이렇게 Bus를 통해 들어온 신호를 받아 처리하는 트랙입니다.
예시를 들자면,

  • Audio Track → Send → Bus 1-2 → Reverb Aux (Input: Bus 1-2)

Aux 트랙에는 리버브, 딜레이, 컴프레서 등 다양한 이펙트를 걸 수 있으며, 여러 트랙에서 동일한 이펙트를 공유할 때 매우 효율적입니다. 특히 리버브나 딜레이처럼 CPU 사용량이 큰 이펙트는 Aux에서 한 번만 걸어주는 방식이 유리하죠. 이처럼 DAW 라우팅을 올바르게 설정하면 믹싱은 훨씬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Pre-Fader vs Post-Fader의 차이 이해하기

처음에는 Pre-Fader와 Post-Fader의 차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Send를 통해 이펙트를 걸어보기 시작하면서, 이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 Pre-Fader는 채널 페이더 이전의 신호를 보냅니다. 즉, 트랙의 볼륨을 낮추거나 음소거해도 Send로 나가는 신호는 그대로입니다.
  • Post-Fader는 페이더 이후의 신호를 보냅니다. 즉, 볼륨을 줄이면 이펙트도 함께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보컬에 리버브를 걸었을 때 Pre-Fader로 설정하면, 보컬이 꺼져 있어도 리버브 소리만 남아 울릴 수 있습니다. 반면 Post-Fader로 설정하면 보컬의 볼륨을 줄이면 리버브도 같이 줄어들어 훨씬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DAW 라우팅의 세부 설정은 믹스의 밸런스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복잡한 라우팅일수록 단순하게 설계하자

제가 입문할 당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다양한 트랙을 어떤 방식으로 연결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점이었습니다. Bus, Aux, Send, Output 설정이 서로 꼬이면, 어떤 트랙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조차 알기 어려워집니다.
피아노 트랙이 하나 밖에 없는데 Piano Aux로 굳이 보낼 필요는 없겠죠? 물론 상황에 따라서 보컬처럼 많은 프로세싱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할 수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DAW에서는 라우팅이 매우 자유롭기 때문에, 오히려 실수도 많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황마다 머릿속에서 빠르게 라우팅 플로우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클라이언트와 함께 있는 현장이나, 녹음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려면 이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처음엔 누구나 막막합니다

처음엔 Dr이 드럼인지, TR이 트럼펫인지, LDV가 리드보컬인지조차 감이 안 잡혔습니다. 약어 표기법은 작업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 기준이 없고, DAW 라우팅 역시 처음에는 추상적인 개념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는 신호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흘러가고, 어디서 처리되고, 어떻게 출력되는지를 설계하는 과정인데, 경험 없이는 그려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 흐름을 한 번 이해하고 나면, 믹싱이 기술적인 작업이라는 점이 명확히 보입니다.

예전에 리버브가 DAW에선 잘 들렸는데 바운스한 WAV나 MP3 파일에서 사라져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Aux의 출력이 Master로 라우팅되지 않았던 것이죠. DAW 라우팅은 끝까지 점검해야 합니다.

믹싱은 단순한 음량 조절이나 이펙트 삽입 이상의 작업입니다. 좋은 믹스를 만드는 첫 걸음은 DAW 라우팅을 제대로 이해하고 설계하는 것입니다. 트랙 간 신호 흐름, 이펙트 적용의 위치, 출력 경로 설정까지 모든 것이 소리의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처음엔 막막해도, 신호의 흐름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그 순간, 믹싱은 더 이상 감이 아닌 논리로 바뀝니다.

참고 글: 믹싱 전 음악 퀄리티를 높이는 창작자 필수 가이드 (2025)



여러분의 곡을 함께 빛내고 싶습니다.

함께 작업하고 싶다면, 아래 버튼를 통해 문의해주세요!

🔖 믹싱 의뢰서 작성 💬 빠른 카카오톡 상담 ✉️ 이메일 문의 [email protected]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